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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버려질까 두렵던 아이들, 신앙인 위탁가정서 웃음 찾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26-07-16   /   31
돌봄 공백 메우는 신앙인 가정
선정규(왼쪽 두 번째) 목사와 위윤미(오른쪽 두 번째) 사모가 2020년 12월 이든(가명)이와 함께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선정규 목사 제공
선정규(왼쪽 두 번째) 목사와 위윤미(오른쪽 두 번째) 사모가 2020년 12월 이든(가명)이와 함께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선정규 목사 제공

“엄마, 나 밥 많이 먹어야 해.”

서울 성천교회 선정규(60) 목사와 위윤미(55) 사모가 양육하는 이든(가명·7)이는 유난히 밥을 잘 먹었다. 
이유를 묻자 아이는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위탁가정 탈출하려고.” 위 사모는 가슴이 철렁했다. 
이든이는 밥을 많이 먹어 빨리 어른이 돼야 위탁이 끝나고, 그래야 지금의 엄마 아빠와 헤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든아, 어른이 돼도 여기서 계속 살고 싶으면 살아도 돼.” 위 사모는 아이를 안아주며 말했다. 그제야 아이의 표정이 조금씩 풀렸다. 
위 사모는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에게는 위탁이라는 제도보다 또다시 떠나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며 
“그날 아이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 목사 부부는 2020년 생후 10개월이던 이든이를 품었다. 처음에는 여자아이,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아이를 생각했지만 
예비 위탁부모 교육을 받으며 영아와 남자아이, 다문화 배경 아동도 기꺼이 품기로 마음먹었다. 
여러 차례 양육환경이 바뀐 아이는 잘 울지 않았다. 선 목사는 “순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버려질까 봐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라며 
“아이의 행동보다 마음속 상처를 먼저 보게 됐다”고 했다.

가정위탁은 부모의 학대와 방임, 질병과 사망, 빈곤 등으로 원래 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아동을 일정 기간 다른 가정에서 보호하는 제도다. 
시설보다 가정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동의 정서와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정부도 가정 중심 보호를 확대하고 있지만 
위탁가정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고 사회적 인식도 낮은 형편이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위탁가정은 7623세대, 가정위탁 보호아동은 9355명으로 집계됐다. 
위탁가정은 2015년 1만706세대에서 10년 만에 약 29% 감소했고, 보호아동도 같은 기간 1만3728명에서 9355명으로 줄었다. 
혈연이 아닌 일반위탁가정은 여전히 부족해 보호가 필요한 아이를 적기에 연결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제도에 대한 국민 인식도 낮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발표한 ‘가정위탁보호사업 인식조사’에 따르면 
‘가정위탁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위탁가정 참여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23%에 그쳤다.

낮은 인식과 양육 부담에도 위탁가정을 이어가는 이들은 그리스도인이 다수다. 
이들은 아이가 가족을 신뢰하고 일상을 되찾아가는 순간을 보람으로 꼽았다.

송주영 온누리교회 권사와 연희(가명)의 모습. 송주영 권사 제공
송주영 온누리교회 권사와 연희(가명)의 모습. 송주영 권사 제공

송주영 온누리교회 권사는 입양을 준비하다 가정위탁제도를 알게 돼 3년 전 다섯 살이던 연희(가명)를 품었다. 
베이비박스를 통해 구출된 아이는 처음 송 권사에게 “엄마는 한 명뿐”이라며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함께 큐티를 하던 어느 날 “이 집에서 영원히 살게 된 것과 엄마·아빠가 생긴 것이 가장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송 권사는 “친자식처럼 느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아이를 지키고 보호하는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다가가니 오히려 더 오래 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광암교회 이보연 사모는 친생자녀와 입양자녀에 더해 두 아이를 위탁양육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가정에 온 셋째는 처음 자신의 책상과 침대가 생기자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듯 방을 깨끗이 정리했지만 
가족과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생활의 흔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25개월 무렵 위탁한 막내도 불안 증세로 밤마다 비명을 지르며 깨고 낯선 음식을 거부했으나 
가정 안에서 지내며 활발한 일곱 살 아이로 자랐다. 
 
이 사모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과 위로를 받고 있다”며 
“아이는 가정 안에서 자라야 한다는 확신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선 목사는 “모든 교회가 위탁가정이 될 수는 없지만 위탁가정을 응원하고 함께 돌보는 공동체가 될 수는 있다”며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결국 한 가정이 아니라 마을이 필요하다. 
교회가 그 마을이 돼 준다면 더 많은 아이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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