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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밀착카메라] "여기는 따뜻해요" 베이비박스서 되살린 삶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22-12-16   /   Hit. 1002

 

[앵커]

2022년 6월 4일 저녁 6시 10분. 2.95kg. 이런 편지와 함께 작은 상자에 남겨지는 아기들이 있습니다.

봉사자들의 손을 붙잡고 벼랑 끝에서 되살아난 그 삶들을,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교회가 2009년 설치한 베이비박스입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상담지원센터장 : 여기를 열면 저 안에 벨이 울려요. 노랫소리가 나고. 여기는 따뜻해요. 만져보세요.]

아이들이 머무는 방입니다. 방 옆엔 아이들의 정보를 간략히 적어둔 칠판이 있는데요.

막내는 2022년 12월 9일 태어났습니다.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신생아입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상담지원센터장 : 엄마가 자가 분만했고요. 한 번도 병원에 안 가본 상태고요. 아빠는 임신 사실 알고 헤어졌다고.]

혼자 남겨진 엄마부터 성폭력 피해자까지.

사연이 다양하지만 빠지지 않는 건 미안하다는 말입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상담지원센터장 : 다른 시설도 알아보고 했는데, 다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고 하니까. 여기까지 오게 되는 거죠.]

도움이 필요한 가정엔 매달 아기를 위한 물품도 보내줍니다.

[미혼모 : 분유 떨어져서 마지막 희망으로 전화드렸더니 너무 감사하게 다음 날 보내주셔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도움.

엄마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미혼모 : 조금만 더 크면 저도 이제 더 벌어서 잘 키워야죠, 저 혼자.]

베이비박스가 생기고 13년 동안 모두 2032명의 아기가 이곳에서 보호 받았습니다.

직원들과 봉사자들이 24시간 돌보며, 부모에게 듣지 못한 말도 듬뿍 해줍니다.

[임경화/베이비박스 봉사자 : 5일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예쁘단 말이야? 쑥쑥 자라라. 저도 혼자 아이를 키웠거든요. 손길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어요.]

생후 6개월 아기는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수술이 급하지만, 치료비가 없어 막막합니다.

외국인 엄마가 불법체류자가 되면서 출생 신고를 못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 아빠 : 주민번호를 받으려면 아기 엄마랑 같이 태국(본국)으로 갔다 와야 하는데, (아이가 아파서) 비행기를 타지 못해서…]

아기들은 출생신고를 하면 주로 보육원 등 보호시설로 가는데, 입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 군포시 베이비박스 아기 입양모 :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날이 생일인 거예요. 엄마 배 속같이 너무 포근하고 좋은 곳이야 그곳에 너희 엄마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널 지키기 위해 맡겼다라고 얘기해주죠.]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센터는 허가받은 시설이 아니라 후원금으로만 운영됩니다.

[정기 후원자 : 제가 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나 해서 후원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이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 불황으로 지난해보다 후원이 30%나 줄었습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상담지원센터장 : 전화하셔서 죄송하다고. 괜찮아지면 다시 후원하겠다고…]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논의가 자주 나왔지만, 아기를 포기하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단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아이들을 보호하는 행정이 생길 때까지 여긴 필요하다. 출산과 동시에 선 지원 후 행정 하라는 거죠. 지금은 선 행정 후 지원이잖아요.]

버려진 게 아니라 지켜진 아이들이다.

구조된 아이들을 이곳에선 이렇게 말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지켜내려면 상자가 만들어내는 기적에 기대기보다는 공공의 역할이 더 필요해보입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이새롬)

 

이예원 기자 (lee.yeawon@jtbc.co.kr)

 

출처 : jtbc

원본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325428?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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