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칼럼
이종락 목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생명 존중 이야기
<믿음이가 어버이날에 쓴 사랑의 편지-2>
이 아이가 자라서 무엇을 하고 살까.
제가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마친 후 하나님 나라에 가고 난 뒤
믿음이가 어떤 직장을 얻어 제 앞가림을 할 수 있을까..
물론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실 것을 믿습니다.
다만, 품 안의 자식을 바라보는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
저 역시 늘 마음 한구석에 무거운 염려를 안고 살았습니다.
평소 뚜렷한 꿈을 말하지도 않고, 그저 천진난만 하기만 한 스물두 살 지적장애 2급 아들 믿음이.
내 나이가 더해 갈수록, 아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의 깊이도 함께 깊어만 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어버이날 믿음이가 제게 내민 편지 한 통이 저의 그 모든 염려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노란 편지지 한 장을 가득 채운 단정한 글씨체.
눈에 띄는 오탈자 없이 꾹꾹 눌러쓴 문장 속에는 부모의 잔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미안했다는 철든 고백과
부모님이 나를 믿고 기도해 주시면 언젠가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단단한 다짐이 담겨 있었습니다.
장애가 없는 아이들도 제 생각을 글로 빽빽하게 적어 내기 어려운데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우리 믿음이가 자신의 마음을 이토록 깊고 온전하게 표현해 낸 것입니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목이 메어왔고, 이내 가슴 가득 형언할 수 없는 감사함이 차 올랐습니다.
이 편지 한 통은 제가 믿음이를 다시 바라보게 된 눈부신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 내 아들 믿음이는 뭐든 되겠구나. 무엇이든 해낼 수 있겠구나.’
아이의 이름처럼 제 마음에 온전한 믿음과 확신이 심어졌습니다.
부모의 눈으로 자식의 한계를 먼저 정해두었던 저의 약함을 회개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이 아이의 영혼 속에
가장 아름답고 바른 길을 예비해 두셨음을 믿음이의 편지를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늘 주사랑공동체 교회라는 행복한 울타리 안에서 자라게 하심을 감사해하는 착한 아들 믿음아.
아버지가 너를 더욱 믿고 너를 위해 더 뜨겁게 기도할게.
너는 존재 자체로 아버지의 가장 큰 기쁨이자 자랑이란다.
사랑한다, 내 아들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잠언 22장 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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